2010.9.4 - 5


제주도에서의 벌초 이야기.
벌초 전날.
부모님과 함께 동문시장에 들려 자리돔, 한치, 갈치, 전복을 샀습니다.
오래간만에 찾은 자식을 위한 차림표이자 벌초날 점심을 위한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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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빠른 손놀림으로 자리물회, 자리구이, 전복을 내놓으셨습니다.
육지에서는 맛보기 힘든 음식들입니다. 맛? 고향의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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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끝내고 아버지께서 평소 다니시는 산책 코스를 걸어 보았습니다. 가슴이 찡~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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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동생내외, 조카들과 식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시는 사진의 음식은 한치물회와 고등어조림입니다.
먹다가 뒤늦게 촬영해서 조금 지저분해 보이지만....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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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당일.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중산간도로, 제주대학교를 넘어서니 비가 내리다 멎다를 반복합니다.
내리다 멎는 그 짧은 시간에 하늘이 작품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직찍이어도 화보가 되는 연예인들처럼 카메라가 신통치않고 촬영 기술이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네요. 사진빨 정말 잘 받습니다.

어려서 벌초 다닐때는 완행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했고(그 지루함이란...), 산소에서 산소로 이동하려면 걷고 또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가 오면 그 비를 모두 맞으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산소 앞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이 닦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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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간 남짓, 6개 산소의 벌초가 끝이 났습니다.
빠른 이동속도에 예초기 2대와 여섯의 사람이 가속을 더한 덕분입니다.
그래도 힘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고유의 끄은적~끄은적한 습기까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옷이 땀에 흠뻑 젖어드는 것을 고려해서 과감하게 보드숏을 입어보았습니다.
발목과 무릎사이에는 팔에 끼는 토시를 착용했는데 아주 편하고 실용적인 벌초 복장이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과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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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점심 시간입니다. 10시 30분...
5시에 아침을 먹었으니 점심이라고 할 만합니다.
점심 식사를 기다리며 주변을 촬영하였습니다.
동영상으로 보신 창고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주변에서 벌초하시는 친척분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한 곳에 모이고
아름아름 준비하신 음식들을 서로 나누고 그간의 일들로 이야기꽃이 만발합니다. 정겼습니다.
정통 오징어 물회입니다. 제주 물회의 특징은 된장을 사용한다는 사실... 이해를 위해서는 드셔보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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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행이 여섯으로 변하였습니다. 남은 산소는 두 곳.
벌초에서 정작 중요한 일은 산소의 풀을 베어내는 것이 아니라 산소를 찾는 것입니다.
다른 뜻이 아니라 산소 있는 곳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우선 어르신들의 기억에 의존해야하는데 연로해지시면서 자꾸 잊어버리시고,
잦은 개발로 해서 없던 길이 생기고 있던 길이 없어지는 형편 때문입니다.
생각끝에 아이폰(iPhone) 어플을 이용해서 지오태그(geotagging)를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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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와 산소 사이에 이르는 경로 역시 어플을 이용해서 기록해두었습니다.

또하나.
산소가 생긴 지 오래되다보니 땅의 소유자가 바뀌면서 불법 침입(?)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을 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들의 관대한 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지막 벌초를 하게된 산소도 과수원 한가운데 있었답니다.
보시는 과일은 감귤입니다. 조만간 노랗게 변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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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벌초는 끝이 났습니다.
의무적인 성격의 벌초이지만 올해는 아주 즐겁게 끝냈습니다. 잠깐 잠깐 부모님과의 트러블은 있었을지언정, 거듭할수록 쉬워지는 느낌입니다.
다른 곳의 벌초는 어떤지, 벌초후에 남는 여운도 궁금하네요.
* 제주의 산소는 대부분 돌담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봉분쪽 벌초는 어렵지 않으나 돌담위와 돌담 주변의 벌초가 예상외로 까다롭고 힘듭니다(어르신들 눈치에 차마 산소는 촬영할 수가 없었습니다).
* 제주의 산소는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찾기가 많이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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